“레 미제라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어떤 사람은 장발장과 은촛대 이야기를 한다. (이건 교과서에도 실렸기 때문에 다들 여기까지는 기억한다) 어떤 사람은 자베르의 이야기를, 어떤 사람은 팡틴과 코제트의 이야기를 한다. 사실 ABC의 벗들이 나오는 부분은 예전에는 제대로 번역 안 되고 넘어간 경우도 많았다. 영화, 그리고 2000년대 들어 나온 완역본들, 인상적이던 뮤지컬, 그런 것들이 이 나머지 부분을 채워 […]

나는 심너울 작가님의 글도 SNS도 좋아한다. 뭔가 농담곰같은 사람이 글을 쓰는데 존잘이라니. 그런데다 이 책 표지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뻥 작가님이 그리셨다. 안 사고 안 읽을 이유가 없었다. 다만 이 책을 사놓고도 한참 못 읽은 것은, 제목 때문이었다. 예전에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만화 중 작가생활에 대한 만화(“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에서 느껴졌던 “대충대충 쓰다 보면 어떻게든 […]

이 책은 작법서고, 무엇보다도 실제로 학생들의 잘 그린 그림과 그에 대한 첨삭해설이 한 페이지에 들어 있어서, 어떤 주제에 대해 따라서 그림을 그려 보고 첨삭해설을 보고 연습하기에 좋다. 물론 내 경우는 콘티를 짤 때의 동세를 연습하기 위해 이 책을 봤으니까, 실제 용도에 비해서는 설명이 많이 자세한 책을 본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사실은 이 책의 진짜 […]

제목만 보았을 때는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이 새로 나왔거나 속편이 나왔나 했다. 차분히 읽어보니 전에 이 글의 일부가 잡지에 실렸을 때, 그를 비판하는 글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 “도둑맞은 가난”이라는 말이 실려있던 그 비판이 이해가 갔다. 작년은 특히 모두에게 버거운 해였다. 특히 작년 봄은 잔인해서, 내 주변에도 쌀이 떨어지고 공과금을 내지 못한 이들이 있었다. 작년 어린이날에 코로나 […]

유치원 옆에는 아파트 단지 복합상가가 있었고, 그 복합상가에는 서점이 있었다. 유치원이 끝나고 나면 나는 서점을 기웃거리다 집에 갔다. 가끔 아버지가 책을 사오라고, 책 이름이 적힌 종이와 책값을 주시면 유치원 끝나고 서점에 가서 책을 사왔다. 자란 뒤에는 피아노 학원 끝나고서도 서점을 기웃거렸다. 그때는 용돈을 아껴서 가끔 책을 사기도 했다. 그 무렵 나는 서점 주인이 되고 싶었고, […]

“가디언”의 편집장 앨런 러스브리저는 어릴 때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배웠다. 그는 중년이 되어서야 다시 음악을 시작한 것 처럼 말하지만, 사실 젊었을 때에도 월셋집에 작은 업라이트 피아노를 두고 있었고, 잠시 처분했다가도 두 딸이 태어난 뒤에 다시 피아노를 장만했다. 비록 칠 수 있는 레파토리가 확 줄어들고, 가디언의 기자로서 바쁘게 살아왔지만, 음악을 아주 놓아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회적인 성공을 거두면서도 […]

박완서 작가의 딸이자 편집자이고 역시 작가인 호원숙의 수필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읽었다. 정세랑 작가님이 추천사를 쓰셨는데, “시선으로부터”가 떠오르면서도, 심시선씨는 그렇게 이것저것 음식 열심히 만들진 않았을 것 같아서 조금 웃었다. 여성 작가를, 그의 부엌으로 기억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아무리 뛰어나고 잘난 여성이라도 앞치마를 두르면 부엌데기로 환원된다는 뉘앙스를 감출 생각도 않는 남성작가들의 글은 혐오스럽고, 여성작가가 다른 […]

제주에서 지내고 있는 예멘 난민들에 대해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 챕터부터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저자는 인터넷 카페 난민, 의료 난민과 같이 난민이라는 말을 고난, 실패, 절망, 고독, 폐쇄감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의 상징으로 쓰고 있으며,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난민이란 “조국을 떠나 피난처를 찾는 사람”이고, 1951년 UN에서 채택한 난민의 지위에 관한 […]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연표에는 1980년대 이후를 “인쇄의 사망이 선포되었다”고 표현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일은 키보드로 할 지언정 여전히 펜을 쓴다. 만년필을 쓰기도 하고, 병잉크를 색색으로 모으기도 한다. 캘리그래피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림은 아이패드로 그릴 수 있는 시대에, 수채화를 배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수채화를 배우다가 수제 물감을 직구하거나 아예 안료를 사서 수제물감을 만드는 분들도 계신다. “사람들이 […]

장샤오위안은 과학사학자이자 천문학자이자 성에 대해 연구해 온 학자이자, SF 애호가이기도 하다. 학문과 독서, 좋아하는 책을 찾아 서점을 누비는 일과 자신의 서재에 대한 이야기, 지인들의 서재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 작은 책 안에 빼곡이 담겨 있어, 띄엄띄엄 읽는 내내 누군가의 서재에 초대받아 느긋이 이야기를 듣는 것 처럼 즐거웠다. 책의 초반, 저자의 소년시절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당황스럽다. 저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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