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1] 죽음과의 약속

푸아로는 예루살렘 여행 중 “너도 알잖아? 그 여자는 죽어야 해.”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연극이나 추리소설을 언급하는 줄 알았지만, 그 말은 보인턴 노부인을 살해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보인턴 노부인은 전직 교도소 간수 출신으로, 사업수완이 뛰어난 가모장이다. 그는 스스로는 자신이 성실하고 자신의 아이인 지네브라는 물론 전처 자식들인 레녹스, 레이먼드, 캐럴에게도 헌신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가족 외의 사람을 거의 믿지 않아 마치 가족들을 교도소의 죄수들처럼 외부와 거의 단절시키다시피 한 압제적인 폭군이다.

보인턴 집안 사람들이 페트라에 여행하던 중, 우뚝 솟은 붉은 벼랑에서 보인턴 노부인은 온 몸이 퉁퉁 부은 채 불상처럼 앉아 숨을 거두었다. 손목에 난 작은 상처만이, 이 죽음이 독살 때문임을 알려주는 단초다. 마침 이 지역을 여행하던 푸아로는 카버리 대령의 부탁으로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되고, 보인턴 가족들이 겪은 고통과 어머니의 독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 가족들의 투쟁에 대해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