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 도대체, 은행나무

작가특보 :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작가특보 :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작가특보 :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며칠 전 곽재식 작가님의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과 마찬가지로, “작가특보”시리즈로 나온 책. 은행나무와 마음산책, 북스피어의 콜라보 기획이다.

사실 글 작업과 그림 작업은 좀 감각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그림까지 가지 않은 콘티 작업을 할 때에도 하고 있다보면 뇌의 다른 부분이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종종 드는걸. 하지만 방식이 다르고 쓰는 도구가 다르고 뇌가 풀가동하는 부분이 좀 다르다고 해도, 슬럼프는 괴로운 법이고 마감은 마감인 법이다. 도대체님은 늘 마감을 하면 하루가 모자란 이유에 대해 “우리가 하루 일찍 태어났어야 하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세워놓은 계획이 이게 계획인지 부질없는 소원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정말 마감을 앞두고 온몸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작가의 AtoZ가 무척 귀엽고 안쓰럽게 그려져 있다. (귀엽게를 강조하는 이유는….. 마감이 안 되어서 거의 지랄발광을 하는 작가는 대체로 귀엽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내 경우에는 무척 흉폭해진다. 안쓰러운 건 사실이지만 다들 마감에 시달리고 있어 남의 안쓰러움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한 편 한 편 더러는 낄낄 웃으며 읽었지만, 제일 좋았던 이야기는 좋아하는 이성선 시인의 전집을 산 이야기. 당장은 돈이 없어서 아쉬워 하다가, 사무직 아르바이트를 하고 여윳돈이 조금 생기자 그 전집을 사서 표지를 쓸어보았다는 이야기. 다른 사람의 책 속에서, 내가 지금 작업하고 쓰고 그리고 만들어나가는 것이 내가 죽은 뒤에도 세상에 남을 거라는 그런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 대한. 그런 글을 보고 있으면 아, 세상의 작가들은 어쨌든 모두 그런 것을 느끼는구나, 결국 창작을 하는 인간들이란 영원을 믿지 않고 냉소하는 주제에 마음 속으로는 불멸을 꿈꾸는 자들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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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 Hey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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