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슬아 수필집 – 이슬아, 헤엄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의 수필보다 그의 만화를 먼저 보았다. 동글동글하고 좀 슬퍼보이는 표정의 엄마와 딸에 대한 만화였다. 조금 지나니 그녀의 글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고, 조금 더 지나니 그녀는 “일간 이슬아”의 구독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요즘 내 주변에도 매일매일 글을 메일로 보내주는 형태의 연재를 하는 작가들이 좀 생겼는데, 원조가 이슬아 작가였다. 그리고 그 “일간 이슬아”의 광고를 처음 보았을 때는 옛날에 유행하던 메일링 리스트 같은 것을 떠올렸고. 어쩌면 이 방식은 신춘문예나 메이저한 출판사를 통한 등단과 같은 “제도권”의 안에 굳이 목매어 편입되진 않으면서도 자신의 글로 자신의 존엄을 지킬 돈을 벌 또 다른 방법이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경우는 이슬아다.

이 셀프 연재는 한 달에 만원으로 스무편의 수필을 받아보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한 기획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이슬아 작가는 자기가 직접 출판등록을 한 헤엄출판사를 통해 다시 책으로 묶었다. “복희”와 “웅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작가의 부모님 이야기와 작가의 이야기는, 1초에 15cm씩 물 속에서 올라오는 아버지와 조심스러운 낙천성을 지닌 어머니, 그리고 망설이고 숨을 헐떡이면서도 자아를 붙잡기 위해 매일 달리기를 하고 있을 것 같은 작은 몸집의 젊은 여자의 모습으로 눈 앞에 그려진다. 젊은 작가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수필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붓 가는 대로 쓰인 진솔한 글. 이 책이 그렇다. 그리고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며, 불안한 상상 속에서 재미있는 구석을 찾아보자며, 자신의 상상에 겁에 질린 딸을 위로하는 어머니를 상상했다. 어쩌면 내가 어릴 때 바랐던 게 그런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왜 가만히 있다가 우느냐고 혼쭐을 내는 목소리가 아니라. 어쩌면 작가는, 무척 단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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