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인간이 되었다 – 뻥, 레진코믹스

그리고인간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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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에서 연재중인 SF만화. 처음에 이야기를 듣고 관심은 있었는데, 이런 것은 몰아서 보는 쪽이 취향이어서 기다렸다가 오늘 짬을 내어서 죽 이어 봤다. (실은 그리고 후회하고 있다. 완결 난 다음에 몰아서 볼 걸. 다음 화를 기다리는 게 안타까울 정도다.)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차이인 “오류(error)”, 그 오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하거나, 죽임을 당하는 안드로이드들. 인류가 특이점을 넘고, 안드로이드가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그들이 인간을 멸절시킨 뒤 바벨 탑을 닮은 탑 속에 모여 사는 가운데, 창조자인 나디아 박사의 갈비뼈를 몸 안에 간직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에어(err)는 자신의 갈비뼈로 인간을, 자신의 창조자를 다시 만들어낸다. 제대로 AS를 받는다면 언제까지라도 살아갈 수 있는 안드로이드와,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며 자라고 늙고 쇠약해지고 소멸하는 인간 사이에서 에어는 나디아 박사에게 세상을 배웠고, 그녀를 사랑했고, 다시 그녀의 복제인 어린 나디아의 성장을 바라보며 자신이 인류를 멸절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한편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인 마길라는 처음 등장할 때는 살육로봇처럼 나오는 그녀가 사실은 나디아가 만들었던 AI로, 처음으로 오류라는 가능성을 품었으며, 인간을 덜 죽이고도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설정만 보면,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사랑, 자신을 만든 창조자를 그리워하는 피조물,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차이와 영혼의 문제를 고민하는 안드로이드 같은 이야기는 특별할 것까지는 없는, 어떤 면에서는 마르고 닳도록 나왔던 이야기의 변주일 수도 있지만, 이 만화는 아주 좋은 느낌으로 일관되게, 곁다리로 새지 않고 주제를 향해 차분하고 서정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보통 회상씬은 채도를 떨어뜨리거나 여백을 먹칠을 하고, 현재는 컬러로 칠하는 많은 연출과 달리, 이 만화에서는 에어가 자신의 창조자인 나디아와 함께 했던 과거는 컬러로, 현재는 흑백이나 그레이, 최소한의 컬러로만 표현하고 있다. 색의 채도를 통한 연출에 무척 익숙하다는 느낌과 함께, 이 이야기가 본질적으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아직 에어의 과거에 묶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현재의 어린 나디아와 에어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올라온다면 컬러로 표현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이야기의 주된 축을 담당하는 두 안드로이드의 창조자가 공통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 창조자가 무척 털털하고 지적이며 부유한, 그래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여성 과학자라는 점도 인상적이고. (보통 이런 류에서 이런 역할을 여성에게 준다면 이 정도로 성품이나 행동을 담백하게 묘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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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 Hey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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