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082] 감옥에서 보낸 편지 (안토니오 그람시) 민음사 세계문학 42

감옥에서 보낸 편지

헤게모니(hegemony). 이 말을 두산 엔싸이버, 그냥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전략) 대부분의 이론가와 비평가들은 헤게모니라는 말을 무심코 또는 정확한 의미 규명 없이 혼란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적·포스트구조주의적 비평에서 볼 때 이 용어는 상당히 복합적이고 전문화된 의미를 지닌다. 헤게모니의 이론적 개념이 정립된 것은 이탈리아공산당의 창설자인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의 작업을 통해서이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의 결정론적 해석과 베네데토 크로체(Benedetto Croce)의 관념철학에 반대하여 변증법적 유물론과 사적 유물론의 통일을 주장하면서 헤게모니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옥중수고 Prison Notebooks》에서 계급간의 관계, 특히 부르주아계급이 노동자계급에게 행사하는 통제의 의미로서 헤게모니를 설명하였다. 그가 말하는 헤게모니는 한 계급이 단지 힘의 위력으로써만이 아니라 제도, 사회관계, 관념의 조직망 속에 동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자신의 지배를 유지하는 수단이다. 다시 말하면 성공적인 헤게모니는 지배계급의 이해(利害)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종속집단인 피지배계급으로 하여금 이것을 자연스러운 것, 또는 상식적이며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더 나아가 헤게모니의 기초는 단지 경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의 문화생활 속에 존재하는 통합적 관계망이라고 생각하였다.

한편, 그는 대항의 관점에서도 헤게모니를 명료하게 정의하였다. 노동자 계급이 부르주아 헤게모니를 타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헤게모니를 형성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새로운 헤게모니는 기존의 부르주아 헤게모니보다 더 거대한 동의 기반을 가질 것이며, 더 많은 집단의 기대와 이해에 부응할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발달한 민주사회에서 사회혁명이 일어나는 조건인 프롤레타리아트의 지도성(헤게모니)의 논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새로운 헤게모니, 즉 프롤레타리아적 헤게모니는 오직 지배적인 헤게모니와의 대립관계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그렇다, 이 책의 줄잡아 20%는 차지하는 엄청난 양의 편집자 서문(난 살면서 이렇게 편집자 서문이 긴 책은 또 처음 봤다)을 지나, 마르크스의 사상을 이탈리아의 좌파 사상으로 완전히 소화하고 꽃피운 한 사상가가 감옥 속에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읽어 나가는 동안 느낀, 그 와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농담을 던지며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는 모습을 넘어 존재하는, 한 단어를 온전히 자신의 이름 앞에 define한 사람의 흔적을 따라가며, 비록 그 사상이 분단이 60년동안 지속되어 온 이 나라에서 편견없이 받아들여질 날은 아직 한참 더 멀었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거인의 그림자라는 사실에 몇 번, 전율했다. 일을 하려다가 자꾸 코피가 나서 그냥 이불을 감고 앉아 책을 읽어야 했던 싸늘한 밤에. (감옥 속이니 여기보다 훨씬 춥겠지 하다가 이탈리아가 한국보다 위도가 낮던가를 생각하다가, 지중해성 기후니까 온난하지 않겠는가 하고 제멋대로 결론을 내리던 나를 매우 쳐라.)

가족들 모두 왜 난나로Nannaro 형이 그 애를 더 이상 돌보지 않고 거의 잊고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지를 가능한 한 적절하게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그애에게 아빠가 지금 외국에서 돌아올 수 없으며, 그 이유는 난나로 형(저나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은 이 세상의 수백만 명의 에드메아에게 우리가 살아온 세상보다 그리고 그애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세상보다 더 나은 어린 시절을 만들어주기 위해 일하고 있기 때문이 라고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그애에게 제 아빠가 외국에 있다는 사실과 마찬가지로 제가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숨김없이 말씀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그애가 어리다는 것과 독특한 성격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그 가여운 아이를 너무 자극하는 것은 피하면서 진실을 말씀하세요. 그렇게 함으로써 그애가 지금 분명히 겪고 있을 고통과 앞으로 살면서 직면하게 될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 저항력을 준비시킬 수 있습니다.

이 책이 민음사에서 번역되어서 기쁘다. 불행히도 지금은 절판상태이지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일부로 들어온 덕분에, 레드컴플렉스 쩔어주는, 그래서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책 하나 찾아보기 만만하지 않은 이 국립대학교의 작은 도서관에도 이 책은 무사히 들어와 있다. 불행히도, 2000년에 들어온 이 책을 개시한 것이 나인 듯 한 이…… 표지를 넘길 때 느껴지는 뻑뻑한 느낌만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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