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결혼준비”

세이군이 전화했습니다.

“아버지가 전화 안 하면 가좌동으로 쳐들어온다시는데.”

제가 대답했습니다.

“어쩔거냐?”

세이군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게도 차단전화가 계속 찍히기 시작했습니다.

내버려 두었습니다. 문자가 오더군요.

나지금진주아파트
앞에도착했다연락
해아니면집으로들
어간다

실화라니까요. -_-+

어쩔까 하다가 어머니께 보여드렸더니 아버지께 전화를 하셨고, 아버지께서는 “그럼 한번 뵙지, 이 김에.” 그러셔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가좌동 오셨다면 저희 아버지께서 잠시 뵙자고 하시는데 어디 계신가요.” 했더니

“지, 지금 가는 길이다!”

……35분 뒤에 연락이 왔습니다. 세이군 부모님 댁과 저희 집 사이의 거리는, 택시타고 밟으면 25분. 천천히 오면 35분 걸리겠군요. 하여간 그렇습니다. 예.

협박하려고 그러셨겠지만, 상대를 잘못 고르셨죠.

 

 

그 이후의 일은 집안일이니 패스.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만, 와서 다 엎어버리고 난동을 피울 듯이 씩씩거리시던 두 분은 저희 엄마가 차분하게 말하자 금방 버로우. 이야기 시작 후 20분이 지난 시점에서 석문이 아버님은 당장 2월에 결혼을 시키자고 그러시는데, 저희 집에서 그 말 듣고 옳다구나 할 리 없죠. 그냥 냉랭.

세이군에게서 보고 들은 것과 그 댁 부모님(특히 어머님)이 하시는 말씀간의 갭에 저희 엄마는 당황하시더군요. 천주교 신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시는데, 저와 저희 엄마가 뻔히 눈으로 본 것에 대해서까지 그러시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뭐, 적어도 테이블 위는 평온했습니다만, 그 실상은 파란만장하였습니다. 세이군은요? 글쎄요. 그 댁 부모님들이 생각하시는 대로 제가 어디 숨겨놓은 것은 아닙니다만.

남들도 이렇게 힘겨운 결혼준비를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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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생각했다.

나 정말로, 반듯하게 살아야겠구나. 하고. 어제는 엄마와 이야기를 하고, 오늘은 또 다른 곳에서 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말씀을 들었다. 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랬다. 나는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려고 했고, 실제로도 어느정도는 남들의 시선에 제약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왔지만,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나를 걱정해주시는 분들, 나를 믿어주시는 분들 덕분이라고. 반지를 받아 끼면서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가, 포맷하듯 휙 날아갔다. 와아, 나. 이 결혼에 대해 처음으로 축복 비슷한 것을 받은 기분이야. 어쩌면 좋지.

그런 것은 내가 죽도록 달려봐도 받은 그대로 고스란히 돌려드릴 수 있을 마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렇더라도 결국 그런 마음은 나중에 내가 누군가를 걱정하고 아껴주게 되었을 때, 그런 사람에게 다시 베풀어야 하는 것이 되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나는 집에 와서 내내 어린아이처럼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차 시간 때문이 아니라면, 조금 더 있고 싶었다.

요즘 결혼 문제로 너무, 나를 걱정하고 사랑하시는 분들께 힘든 고민들을 안겨드린 것 같다.

솔직히 뭐, 힘든 건 사실이지만. 그래, 뭐. 나도 순탄하게 결혼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나도 좋아하는 사람하고 같이 살고 싶은 것 뿐인데 말이다. 그래도, 이럴 때일수록 내가 힘을 내고 정신을 차려야지. 시작이야 쉽지 않겠지만.

우리들의 결혼반지에 녹아들어 우리를 지켜줄, 그 체온이 지금 내 손에 있다.

더욱 반듯하게, 용기를 갖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나중에, 그때 그래서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몰라요 하고 웃으면서 말씀을 드리려면. 우는 것도 그만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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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당연히 여자라면, 자신의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라던가 그런게 있을 것 아닌가.

…….물론 나도 로망이 있다. 예를 들면.

-. 벌건 대낮에 하는 주제에 턱시도라니. 모닝코트라면 모를까. 여건상 쉽지 않으면 차라리 예복 개념으로 구입하는 정장 있잖나, 좀 잘빠진 비즈니스 수트 입혀서 결혼시키면 좋겠는데. 어쨌건 벌건 대낮에 턱시도는 싫다.

-. 보통 직장 상조회 같은 데서 돈으로 주기도 하지만 화환으로 주기도 한다. 세이네 직장이건 내 직장이건, 화환 준다는 데 있으면 쌀로 달라고 하고 싶다. 돈봉투에 ‘어디어디 상조회’ 하고 써놓을 수는 없으니 쌀자루에 써붙여서 구석에 두었다가, 결혼 끝나면 천안가정센터나 아니면 근처에 해성보육원에라도 갖다주고 싶다.

-. 예물은 반지만. 아니 전부터 “현금화할 수 있는 재산”으로 예물을 넉넉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낸 비웃었던 나다. 차라리 돈으로 달라!!!!!! (사실은 예단도 안 할 생각이라서 상관없다. 훗. 예단 안 하는 축복받은 신부가 여기 있다 이거다.)

-. 스튜디오 촬영은 할 생각도 없었고 내 고집으로 안 하기로 했다. 스튜디오 비용이며 뭐며 있다지만 사실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하게 나쁜 물건 중 하나가 아닌가. 장인정신 운운해도 결국 보면 같은 스튜디오에서 찍고 나온 앨범들 넘겨보면 다 똑같더만. 이왕 그런 것, 드레스 카페였다가 스튜디오가 된 곳들이 서울시내에 몇군데 있으니, 그런데서 5만원쯤 주고서 드레스 빌려서 한두장 찍고, 그냥 인천 서울 시내 돌아다니는 것 넣고, 집 수리하고 결혼준비 하러 다니는 과정들 모아서 직접 앨범을 꾸밀 거다. 직접 편집해서 만들면 압축앨범으로 해도 크게 부담될 비용이 아니니까.

-. 트레인이 뒤로 한참 끌리는 웨딩드레스는 안 입겠다. 아니, 치마에 힐이 익숙한 여자들도 자기 결혼식에 자유롭게 못 걷는데 하물며 내가!!!! 평생 나같이 살아온 인간이 결혼식날 누가 잡아주지 않으면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는 건, 아마 내 인생 최고의 치욕이 될 게 틀림없다. 사실은 신부대기실에 얌전히 앉아서 친구들이랑 노는 것이 아니라 신랑이랑 마찬가지로 손님 맞으며(나도 사회활동 하는데 내 손님은 없겠수?) 인사하고 싶은데, 엄마가 제발 식만은 정상적으로 해달라고 눈물로 애원하시니 그건 좀 고려해봐야지.

-. 청첩장은 재생지로 할 생각이다. 생협같은 데서도 잘 안 취급하고. 일단은 을지로 돌아보고, 그리고 재생지에 콩기름 인쇄하는 팬시업체가 있으니 그쪽 통해서 인쇄소를 소개받아보거나 해야 할 듯. 이건 딱히 내가 환경운동에 관심이 있어서라던가, 쿨해보여서라던가, 잃어버린 개념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난 요즘 나오는 청첩장 중에 예쁜 것을 못 봤다. 그게 이유다. 직접 디자인을 하려니 복잡한 후가공을 넣어 가격을 상승시킬만한 여건이 아니고, 그렇다면 특이한 종이를 써서 극복해야 하지 않겠나.

-. 축의금으로 “식대”에 한정해서, 손해를 안 보면 다행이라고 한다. 혹시 남으면 남는 것은 귀 맞추어서 월드비전에 기부하고 싶다.

그러니까 나도 나름대로 결혼에 로망이 있었다는 거다.

믿어달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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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가 자르르 흐르는 청춘들이 결혼을 하겠다고 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하여간 남친이 결혼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겠다면서 인사를 왔습니다.

…………..찬성은 못 하지만 반대는 안 하겠다. 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식은 언제 올릴 거냐. 집 산다면서 어디다 살 거냐
너희들 둘다 빈티 하나는 자르르 흐르는데 융자는 얼마며 어떻게 갚을 것이냐
등등.

엄마 입장에서야
주변 엄마 친구 딸들이나 제 직장 동료 여자분들은
결혼할 때 남자가 집을 마련하고(전세건 자가건) 예물을 해 주고 기타등등
여자는 예단을 보내고 살림을 마련하고…..

그런 것을 보시다가

어디 팔아먹지도 못할 예물을 내가 어디다 쓰며(차라리 돈으로 달라!)
화장품이 백만원 어치인들 나는 스킨로션밖에 안 쓰는데
스촬 예물 예단 폐백 한복 기타등등 다 생략합니다. 라는 제 선언을 듣고
이미 충격을 받으신 터라.

이야기는 순조로웠습니다.

사나운 저와 달리 착하고 세심하고 다정한 세이군을 걱정도 하시고,
그래도 착하게 살 거고, 똑똑한 아이니까 장차 성공도 할 거고
처음에 고생스러운게 안타까워서 그러지 몇년 지나면 잘 살 거라고도 말씀해 주시고.
부모님 문제도 걱정해 주시고.

그래도 분위기는 꽤 화기애애했습니다.
일단은 사위감 후보에서 당선확정 정도로 올라갔다고 해야 하나요. :-)

대신, “찬성은 못하지만 반대는 안 하니 너희들 뜻대로 하거라”니까
결혼준비며 그런 것들, 어차피 남들 하는 것들 다 깨고 안하고 가니 준비에서 뭔가 도와주기도 쉽지 않을 터
알아서 준비하고 결혼식날 모셔나 가라 ^^;; 고는 하셨습니다. 그래도 반대하지 않으신게 얼마나 큰데요.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말씀하셨습니다. 학비 융자 갚을 때야 워낙 빡빡했으니까 그렇다고 치고 
그 금액만큼 엄마가 따로 모아서 제 이름으로 통장에 해 놓으셨으니까
가져가서 보태라고요.

엄마…….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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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신 분들은 필히 덧글을 달아주세요!!!!! 뭐가 필요합니까, 대체?

가구
침대 : 있으면 좋지만 그냥 이불 쓸 예정. 전기 온열매트(황토/옥돌) 구입할까 생각중.
책상 : 한쪽은 컴덕후고 다른 쪽은 어쨌건 작가. 예산이 허락하는 한 좋은 것으로. h형 책상으로 2조.
책꽂이 : DIY제품으로. 거실에 TV안 놓을 것이므로 거실 벽을 모두 책꽂이로 채우면 어떨까?
행거 : 자주 입는 수트와 셔츠종류를 걸어놓을 수 있는 행거.
옷장 : 사기는 살 것인데 사이즈는 역시 방 크기 보고 결정. 붙박이장을 설치할 수도 있음.
소파 : 공간만 잡아먹으니 사지 말고, 대신 바닥에 면 깔개같은 것을 깔고 아동용 매트리스 같은 것 두면 어떨까?
전기온열매트 : 침대 대신 이걸 살까 하는데. 위에 이불을 깔고.
전신거울 : 현관 앞에 전신거울 1개 필요. 화장대는 구입하지 않음.

가전
DVD 플레이어 : 컴퓨터로 갈음.
TV : 필요없잖아? 어차피 안보는데.
컴퓨터 : 예산이 허락하는 한 좋은 것으로. 모니터에 힘줄것.
세탁기 : 어쩔 수 없이 구입해야 할 듯. 줄라이 언니가 세탁기를 바꾸려 하는 것 같았는데 혹시 시기가 맞으면 중고구입
냉장고 : 외사촌들이 결혼할 때 외가에서 계속 냉장고를 해 주었으니, 이번에도 해줄 수 있는지 가능성 타진. 냉장냉동만 잘 되면 됨.
전자렌지 : 필수. 황토찜질팩을 데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야 함. 생선이나 토스트를 구울 수 있는 간단한 오븐 기능도 되면 좋음. 그러면 토스터를 안 사도 되니까.
가스렌지 : 2구
전기주전자 : 내부 스텐레스로 된 것(부방 등)
청소기 : 싸고, 이불터는 기능이 좋은 것

살림살이
홈세트 : 인생에 쓸모가 없……
커피세트 : ……집에 아버지가 테니스 대회 가서 받아온게 몇세트 있으니 집에서 들고 ㅌㅌㅌ
기본 반상기 : 두 사람 쓸 것은 한국도자기 등의 커플 밥그릇으로. 반찬그릇은 가좌동 천원마트에서 적당히 쓸어올것. 아마도 집에도 남는 반찬그릇은 많을 듯.
후라이팬, 냄비 : 세이가 자취하면서 쓰던 것 가져올것
황토찜질팩 : 위장병 환자의 필수품. 2개 필요.
알람시계 : 세이가 쓰던 것 있으면 1개만 더 살것. (하나만 있으면 던져버리므로 2개 필요)
분리할 수 있는 조립식 빨래통
면생리대나 별도 손 세탁용 양동이, 대야(발닦는 대야 겸용)

혼수는 아니지만 스촬 관련
홍대 메모리인 : 확대할만한 해상도는 아니고, 확대할 정도를 만들려면 웨딩메뉴 이용 혹은 별도 상담 필요. 해상도 문의 요망.

  • 헤어, 메이크업 : 남자 20000, 여자 30000
  • 커플골드 6만원: 21컨셉(커플10컷/여자8컷/남자3컷)으로 100컷 이상 촬영. 여자 의상 2벌+남자 턱시도1. 배경 2곳 이상+음료. 포샵보정. CD 별도 1만원
  • 커플Special 12만원 : 30컷(커플15컷/여자10컷/남자5컷)으로 140컷 이상 촬영. 여자 3벌+남자 1벌. 배경 2곳 이상. 15장 인화+포켓사진 15컷+ CD+음료+포샵보정
  • 일단 계획은 인하대, 자주 다니던 곳들에서 서로서로 사진 찍어준 것과, 주변에 사진 잘 찍는 분들께 부탁해서 고궁이나 홍대 근처에서 몇컷 찍은 것과
    위와 같이 드레스 카페 같은 데 부탁해서 찍은 것을 합쳐서 직접 앨범을 만들 생각. 그런 사진들로 결혼기념 홈페이지를 하나 꾸며도 좋을 듯.
    촬영 후 드레스를 빌려서 셀프촬영도 가능.

    http://www.lemonterace.co.kr 나 http://www.photostudiodiy.com 에서 가족셀프로 2시간 정도 빌려서, 리눅스 티셔츠나 정장 등을 입고 촬영해도 재미있을 듯.

    마가린 바르기 bookmarkr.net metags WZD.com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Pumfit에 글 올리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댓글 RSS 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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