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번 2학기에 방통대 등록해서 수업 듣고, 내년에도 듣고, 하루빨리 졸업할 생각이다.
다행히도 지금 하는 업무, 혼자 다 떠맡은게 아니라 일이 이것저것 늘어나는 대신 선선생님이 같이 하시게 된지 어언 반년 좀 넘었으니까, 결과적으로는 학기 초에는 빡세도(원격’교육’업무는 분산이 안되었으니까) 학기 중간에는 전보다 널럴해졌다. (원격’연수’업무는 분산이 되었고) 전에처럼 정말 방통대 시험있는 날 괜히 나오라고 누가 심술부리거나 하더라도 부탁드리고 빠질 수 있겠지. 다행히도 선쌤은 이번에 방통대 졸업하셨으니까. 수강신청도 그래서 다소 빡세더라도 모두 전공만 깔았다. 대신 1학년 것, 그리고 2학년때 중간고사 못봐서 낙제한 과목도 같이 섞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어학, 인문학, 컴퓨터. 그리고 배우고 싶은 것은 음악. 하고 싶은 일은 고등학교 3학년까지 수학 복습하는 것과 연말까지 고전 100권 독후감 쓰기.
듣고 보면 무식한 일이지만 일단 연말까지 고전 100권은 이미 시작했다. 현재 3권 썼음. 마침 cafe.naver.com/minumsa 에서 이벤트가 있어서 도전했다. 연말까지 100권 독후감 쓰는데 성공하면 민음사 문학전집 특별판(북디자이너가 특이하게 디자인한 것들) 한질과 책꽂이와 책 100만원 어치를 준다는 말이 있어서. 아, 굳이 상품에 눈이 먼 것은 아니지만.
artnstudy.com 에서 인문쪽 강좌를 듣고 싶기도 하고. 일단 관심가는 것은 철학사 정리하는 강의하고, 김윤식 교수의 근현대문학사 강의. 진중권 교수의 미학 시리즈도 듣고싶긴 한데 이건 내년으로 미루자. 강유원 교수의 강의도 들으러 가고 싶은데 지금은 일단 책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음악은, 사실 피아노를 다시 배우고 싶고 대금(안되면 소금)을 좀 정식으로 배웠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피아노는, 일단 음악과 아가들이 우리 사무실로 근로 하러 오니까 애들중에 도움 줄 수 있는 애를 찾아서 강습료를 주고서 다시 배워도 될 것 같고. 일단 학교에 음악실은 있으니까, 손가락 굳은 것부터 다시 해결하면 되겠는데. 대금 혹은 소금은 좀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오카리나는 매력적이고 혼자서 이런저런 연습도 해서 지금은 어느정도 소리가 나고 있지만, 가능하면 동호회 활동같은데 참여해서 좀 스킬업 했으면 좋겠다. 그것도 그렇고.
이제 슬슬 재즈에 눈을 뜰 나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꼭 나이에 맞추어 음악을 들을 필요는 없지만, 그리고 나이 상관없이 20대에 클래식 듣고 조용필 들으면서 넥스트를 듣고 한편으로 김종국 들으면서 걸그룹에 환장도 하고, 그야말로 내키는 대로 듣고 살았지만, 스물 몇살에 들어보았던 재즈는 내겐 너무 “덥고 끈끈”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들으면 안심이 되던 바흐 대신, 요즘 베토벤을 다시 듣고 있다. 교향곡 중심으로 다시 듣기 시작했는데 백건우님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달린 것을 천천히 들어보고 싶어졌다. 베토벤은 들으면 안정이 되는게 아니라 불안해진다. 뭔가 논리적이고 안정적인게 아닌 어떤것을 자극한다.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언어가 사라지는 느낌. 그게 싫어서 멀리하고 있었는데 요즘 다시 들어보니 그것도 나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 쪽은 일단 업무 스킬이기도 하지만, 방통대 다니면서 이번 학기 과목 위주로 언어 스킬 살짝 찍고, 일단 이번 가을중에 PC 정비자격을 딸까 한다. 지금 내 업무와는 상관없지만, 실제로 PC 고장 문제로 젊은 선생님들(특히 여선생님들)이 많이 상담도 하고 하니까. 기사 자격은 몇년 전에 땄지만, 출판사는 IT 경력인정이 안되고 나머지는 알바같이 한 것이라 역시 인정받기 힘들다. 전산직으로 들어왔으니 올해까지 채우면 5년이라는 조건을 채우는 셈이다. 35살 이전에 기술사를 따고 싶다. 일단 공부를 해야지. 방통대부터 졸업해 놓고서. 다행히도 선쌤이 기술사에 관심이 많으시니까, 이건 그 누구도 좀 덜 갈굴 것 같기도 하고. 그 이전에 요즘 직장에서 하도 개발에 손을 못대어서 스킬트리가 많이 초기화에 가까워져 있는데, 이제와서 언어를 다시 하나하나 파서 스킬트리 찍는것보다는 원론적인 공부를 좀 더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C하고 자바 위주로 다시 파면서, 일단 이달 안에 지난번에 헌책방에서 주워온 대학교재 “순서도 작성”을 먼저 다 풀고, 그 다음에는 알고리즘 위주로 보고, 내년에는 디자인 패턴이나 그런 쪽을 보고. 그렇게 다시 공부할 생각이다. 폰을 바꾼 김에 안드로이드 개발 쪽도 조금만 들여다 보고. 뭔가 짜기 위해서가 아니라 뭘 할 수 있는지는 구경해 둬야 할 테니까.
수학 복습은, 일단 전공이기도 하고. 한참 손 놓았더니 아무래도 중3책부터 다시 봐야 할 것 같고. 이것이야말로 자학자습하면 될 것 같다. 세이도 수학과 나왔으니까 여차하면 같이 머리 짜내면 고3 문제까지야 풀 수 있겠지. 영어는 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원어민 강사가 지도하는 회화반을 운영할 계획인것 같던데 거기 알아보려고 한다. 나중에 대학원 가려면 토플도 생각해야겠지만 일단은.
순종하지 않으면(회식때 술마시는 것 포함. 나 직원연수 가서 이 말 듣고 솔직히 쩔었다.) 일을 주지 않겠다 부터 시작해서 개발에 손대거나 뭔가 공부하는 낌새만 봐도 못하게 난리를 치거나 출장 간 사이에 남의 책상을 빼버리거나 하면서, 전산직답게 다른 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함께 간 여행의 동영상을 직접 제작해서 나눠주거나 신혼집에 들여놓을 PC의 견적을 내주거나 하면 “네가 그따위로 헤집고 다니니까 남들이 전산실에 이 일 저 일 다 떠맡긴다.” 면서 난리를 치는 상사와 일하면서 고분고분 말만 듣다가는, 내 머리가 나빠져서 안될 것 같다.
내 나이 서른, 이제 반항하고 살 테다. 업무상 시키는 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공부에 훼방놓는 것만은 어떻게든 디펜스를 하고 살아야지. 그래서 존나 공부해서 유식이 통통 튀게 살 생각이다. 평생 공부는, 사실 기술직의 의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