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귀신이 되다

여성, 귀신이 되다 출간 안내

이 책은 전에 “월하의 동사무소”를 쓰려고, 또 대학원 졸업 논문을 쓰려고 찾아보던 책들을 정리하며 전통적인 귀신 이야기에서 기막힌 대목들을 모아서 블로그에 올렸던 것을 현암사에서 보시고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책을 써 보자고 권유해 주시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논문은 장렬하게 망했지만 책은, 표지부터 만듦새까지 안고 자고 싶을 정도로 잘 나왔네요. 특히 장독대에 물 떠놓고 기도하는 그 정화수(or 정안수. 이른 새벽에 길은 맑고 정결한 우물물.)같기도 하고 달 같기도 한 저 동그라미가 좋고, 귀신과 신이 겹쳐지는 듯한 제목도 예쁘고. 정말 마음에 드네요.

아래에 책소개를 좀 인용해 놓았는데, 저 책소개와 같이 한국 여성 귀신의 이야기는 곧 여성의 고단하고 잔혹한 삶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귀신 이야기의 마중물같은 느낌으로 쓴 책이고, 뒤에 주석으로 이 책을 쓰면서 읽은 책들의 목록을 실어 놓았으니, 이 책을 읽고 흥미가 생기시면 다른 책들도 많이 읽어주세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잔뜩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자결한 딸,
시집살이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간 며느리,
어린 자식을 두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
죽은 뒤에야 입을 연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귀신 이야기 뒤에 숨겨진 여성의 삶을 읽다

당신은 귀신을 믿는가? 이 질문을 던졌을 때 그렇다고 말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도 귀신 이야기에 혹하는 이들은 많다. 영화관에는 매년 공포영화가 걸리고, 인터넷을 휩쓰는 괴담은 복제되고 변형되며 계속해서 퍼져나간다. 사람들은 언제나 무서운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귀신이라는 미지의 존재에 호기심을 보인다.

『여성, 귀신이 되다』는 여성 귀신들의 말에 본격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책이다.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오래된 여성 귀신 이야기의 이면에 숨은 진실을 밝힌다. 귀신은 억울함에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의 죽음 뒤에는 잔혹한 현실과 사회의 모순이 존재한다. 괴담은 우리가 현실에서 지나쳤던 지점들을 들춰내고,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보게 한다. 엄격한 유교 질서 아래 자결하고, 쫓겨나고, 살해당한 과거의 여성들은 생전엔 스스로의 원한을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대신 죽어 현실의 속박을 벗어던진 뒤에야 억울함을 호소하고, 복수하고, 신이 된다. 옛이야기 속 여성 귀신의 삶은 곧 현실 여성의 삶이었다. 이 책은 죽은 뒤에야 끈질기게 살아남아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던 여성들의 삶을 다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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