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동 역사를 연구한 고고학자 맥스 멜로원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두 번째 남편이었다. 그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도로 여겨진 우르의 유적지를 연구하다가 애거서 크리스티를 만났고, 결혼했다. 이 일대를 함께 여행한 경험이나 남편의 관심사는 애거서 크리스티에게도 영향을 끼쳤는데, 이 소설도 그 중 하나다.
간호사인 에이미 레더런의 시점과 기록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레더런이 라일리 박사의 소개로 바그다드의 메소포타미아 유적 발굴단장인 에릭 라이드너 박사의 아내, 루이즈의 간호사로 채용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루이즈는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매혹적인 여성으로, 남성 조사단원들에게는 흠모를, 여성들에게는 미움을 받고 있었다. 계속되는 불안에 시달리던 루이즈는 레더런에게 불안해하는 이유와 자신의 과거사를 털어놓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살해당한다.
과거 루이즈는 프레데릭 보스너라는 남자와 결혼했고, 그 남자는 전쟁 중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프레데릭은 독일 스파이였고, 투철한 애국심을 지녔던 루이즈는 그를 자신의 아버지에게 고발하여 프레데릭은 처형당한다. 루이즈의 명예를 위해 프레데릭은 전사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하지만 루이즈의 곁에 다른 사람이 나타날 때 마다 프레데릭의 경고장이 날아든다. 당시 프레데릭은 처형당하지 않고 탈옥했지만, 다시 사고로 죽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 경고장의 글씨는 루이즈의 글씨와 비슷해 보이는데다, 루이즈가 숨질 당시 이곳 발굴 현장은 커다란 밀실이나 다름없었다. 조사단원이나 일행 중 누군가가 범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마침 이 근처를 지나던 푸아로가 레더런의 도움을 받아 수사를 시작한다.
죽은 사람이 얼굴에 점 하나 붙이고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15년만에 돌아온 전남편이 저지르는 살인은 끈적하다. 하지만 푸아로의 말대로 “살인은 습관”이고, 한번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두 번째도 저지를 수 있다.
어릴 때 아마 소년중앙 같은 잡지에서 하인리히 슐리만의 생애를 만화로 요약한 것을 읽었다. 그때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트로이의 보물들을 발견하자 아내인 소피아에게 걸어주는 장면이었다. (실제로는 발굴한 보물로 아내를 치장시키고 신문사를 불러 사진을 찍고 자랑하는 것이었지만) 에릭 라이드너 박사가 루이즈를 애지중지하는 모습에서는 그때 그 만화에서 받은 인상이 되살아난다. 하지만 사랑과 증오가 동전의 앞뒷면처럼 함께 있다는 말은 이 이야기에 완벽하게 맞아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