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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6] 침니스의 비밀

“0시를 향하여”에 나왔던 배틀 총경이 등장하는 작품. 작품이 나온 시기상으로는 배틀 총경이 등장한 첫 작품이다. 런던 경시청 총경이 주인공이다 보니, 배경도 넓고 주요 인물들도 거물급이며 다루는 사건의 스케일이 매우 큰 편이다.

모험을 좋아하는 앤터니 케이드는 영국에 돌아오는 길에 친구 지미에게서 두 가지 부탁을 받는다. 하나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헤르초슬로바키아의 정치가 스틸프티치 백작의 회고록을 출판사에 가져다 달라는 것, 또 하나는 더치 페드로라는 남자가 죽으면서 남긴 편지를 버지니아라는 사람에게 편지를 전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버지니아의 주소는 딱 한 통의 편지에만 나와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침니스 저택이었다.

처음에는 간단한 심부름이라고 생각했지만, 영국에 도착한 앤터니는 곧 헤르초슬로바키아 보수당 대표 롤로프레티질 남작에게 회고록 원고를 건네달라는 회유를 받는다. 거절하고 원고를 숨겨두자 호텔 방에 도둑이 들어 버지니아에게 가야 할 편지를 훔쳐가고 말았다. 한편 버지니아는 외무성 장관 조지 로맥스의 조카로, 로맥스는 버지니아를 이용해 미인계로 회고록 원고를 가로챌 계획을 세운다.

영국 정치인들이 헤르초슬로바키아 보수당과 함께 이 원고를 노리는 까닭은, 스틸프티치 백작의 회고록에 헤르초슬로바키아의 왕정 복고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발칸반도의 작은 나라, 헤르초슬로바키아의 국왕은 폭정을 휘두르다가 혁명으로 왕위를 잃고 목숨을 잃었다. 영국의 로맥스 장관은 미하일 왕자를 왕으로 세워 왕정 복고를 꾀하는 대신, 헤르초슬로바키아의 석유 채굴권을 가져오려 했는데, 왕가의 추문 등이 기록된 회고록이 세상에 나오면 뜻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한편 회고록을 노리던 웨이터가 버지니아의 방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앤터니는 버지니아를 돕기 위해 그 시체를 몰래 버리다가 그의 몸에서 침니스 저택의 주소와 시간이 적힌 종이를 발견한다. 앤터니가 그 시각에 침니스에 찾아가자 총소리가 나고, 헤르초슬로바키아의 차기 왕이 될 미하일 왕자가 시체로 발견된다.

배틀 총경의 수사는 번득이는 추리보다는 성실함에 가깝고, 이야기 자체도 추리보다는 고위층의 비밀에 휘말린 평범한 사람의 모험을 다룬 모험물이다. 하지만 푸아로가 나오는 모험물보다는, 확실히 혈기방자한 젊은 주인공이 우연히 위기에 휘말리는 쪽이 더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