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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타인 – 사와구치 케이스케, 미우(대원씨아이)

아내는 타인
아내는 타인

이제 한국산이든 일본산이든 생활만화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게 되었는데, 회사에서 책을 몇 권 보내준 것 중에 들어 있어서 읽었다. 읽다 보니 몇몇 분들이 SNS에서 이 책이 번역되어 들어왔다고 말씀해 주시기도 했고.

이 책은, 만난지 8년 된, 개인주의적인 관점에서 두 개인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다.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닌, 창작 일을 하는 부부다 보니 더 자유로운 점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부부 침대에 양가 부모님까지 여섯 명이 누운 것 같은 생활이 아닌, 동거하는 친한 친구간에 지켜야 할 예의를 결혼생활에도 적용하며 살아가는 듯 보인다. “두 명의 인간이 있으면 공통된 생각과 각자의 생각이 있다”며, 그 각자의 생각 부분은 아무리 부부라도 서로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짚어 가는 대목도 좋고, 또 SNS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난임인 상태를 받아들이려는 친구에게 가족과 사회가 오지랖을 떨며 괴롭혔던 일에 대한 만화도 특히 좋았다. (우리나라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에서 화제가 되었던 수신지 작가님의 며느라기 생각도 조금 났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나이가 들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또 결혼을 한 다음에는 아이를 낳고, 그렇게 돌림노래 흘러가듯 살아가는 것에 큰 가치를 두다 못해 사람을 그런 문제로 괴롭히기까지 하는 이들이 있다. 아니, 많다. 솔직히 말하면, 자기 자신이 결혼하고 아이낳고 사는 삶이 만족스럽지 않으니까, 다른 사람이 그와 다른 형태의 삶에서 만족을 찾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인생이나 좀 더 평균적으로 많은 형태의 삶 말고도 다른 형태의 인생들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친구들 중에 결혼하지 않은 이들이 꽤 있지만, 비혼에 대해 이야기들이 본격적으로 나온 것은 최근 몇 년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비혼자들에 대한 복지정책은 충분치 못하며, 그것도 남성 비혼자들에 대해 일부 지자체에서 나서는 정도다. 부부와 두 아이의 4인가정 모델은 이미 이 사회의 평균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그런 모델이다. 좀 현실들을 봤으면 좋겠다. 남의 결혼에, 부부생활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 사람이 결혼하는데 양가 부모님들이 줄줄이 들러붙어 “두 집안의 결합” 운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슨 과일가게 김씨네 아들과 복덕방 이씨네 딸이 결혼하는데 부르봉과 합스부르크가 정략결혼이라도 하는 것 같이 양가의 결합 운운인가 싶지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어른들 많잖아.)

하지만 현실에서는 남의 부모님 장례식에 문상 와서 초를 켜라 말아라 간섭하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하니(오늘 들은 이야기다),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이지. 대체 언제까지 이웃집 숟가락 갯수까지 알고 싶어하며 살 생각들인지 모르겠다. 중간중간, 작가의 답답함이 현해탄 건너 여기까지 아주 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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