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리 판타지아 – 이시우, 황금가지

이계리 판타지아

이계리 판타지아

브릿G 초기부터 인기를 모은 “한국형 어반 판타지”. 초반에 조금 보다가, 이런 것은 완결나고 몰아보는 게 제맛이지 싶어서 미뤄두었다. 작년에 책으로 나왔고, 구입해 두었다가 오늘 읽었다.

작가지망생인 미호가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가 집과 땅을 사 두었던 평범한 시골 마을 이계리로 귀촌했다가 뜻밖의 괴이한 이웃들과 만나며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옴니버스 연작이자, 어떤 면에서 “이카, 루즈”와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들은 옴니버스라고 말하기에는 좀 다 앞뒤가 촘촘하게 이어진다. 하백이나 도철이 나왔을 때에는, 조금 감탄하기도 했고. 또 신을 부르는 자가 가장 약한 자. 보통 한국의 전통적인 귀신관에서는 보호자가 없거나 시집살이를 하는 젊은 여성이었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가가, 결혼이민 여성이었다는 점도 인상깊다.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뉘는 대신, 저마다의 이유를 갖고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작가지망생인 미호와 (사람들의 관심이 괴이나 신에게 힘을 주므로) 이야기꾼이자 인기작가인 조풍의 텐션이 볼만하다. 이야기의 힘이라든가,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괴이와 싸워나가는 것이야 뭐 당장 떠오르는 것으로는 프린세스 츄츄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은 이야기에서 반복되어 왔지만, 이 소설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이카, 루즈”의 이야기가 구전설화라면, 이쪽의 이야기는 그것을 다시 활자로 고착화하는 과정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여러 면에서 읽는 내내, 퇴마록을 생각했다. 퇴마록이 나온 것이 1990년대 초중반. 이 소설은 25년만에 나온 퇴마록의 적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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