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070] 톰 소여의 모험 (마크 트웨인) 민음사 세계문학 203

톰 소여의 모험
톰 소여의 모험
톰 소여의 모험

앞서 이야기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전작이자,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느껴지는 세상, 아이들의 세계가 아닌 어른들의 잔혹한 무법세계가 아닌, 마을 안에서, 폴리 이모의 애정어린 잔소리 안에서 벌어지는 작고 동심 가득한 세상이 담겨있는 이야기. 라고 하면 너무 달짝지근한 설명이 될까. 마지막으로 톰 소여의 모험을 읽었던 것이 중학교 다닐 무렵이었으니, 정말 15년 넘게 잊고 있었다가 다시 읽은 책이다. 기억한 그대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달리 이쪽은 다소 과격하고 룰을 깨는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결국은 폴리 이모와 걱정하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기본적인 삶의 규칙 안으로 되돌아오는 말썽꾸러기들의 이야기.

그런 점에서, 허크가 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만은 어쩔 수 없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주정뱅이로 마을 사람들 모두가 싫어하는 핀 영감이 버리고 간, 부랑아가 되어버린 아이. 그런 허크가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고 학교 선생님과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 그런 “착한” 사회, 청교도 베이스의 미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리 만무하다. 그 또래의 개구쟁이들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톰 소여의 눈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허크의 그런 점이 아프게 닿지는 않는다. 그저 막연하게 느껴지기만 할 뿐이다.

이번에 다시 읽으며 새삼 눈에 들어온 부분은, 가상의 마을 세인트피터스버그와 미시시피 강을 배경으로 하는 아름다운 풍경들. 빨간머리 앤을, 어른이 되어 다시 읽다 보니 그 풍경 묘사가 얼마나 반짝거리고 아름다웠는가 생각하며 새삼 비교하게 되었다. 가슴에 시가 가득할 것 같던 앤의 눈으로 본 세상만큼이나, 톰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 이야기 속의 미시시피강도 은어의 등 지느러미처럼 반짝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세계. 그런 세계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선 안과 선 밖을 넘나들며, 살인 사건을 목격하고 진범을 밝히는 것 같은 위험한 일을 겪으며, 톰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간다. 그런 톰이, 맥두걸 동굴의 보물을 찾아낸 것은 그 또래의 소년이라면 누구나 꾸어봄직한, “난 해적왕이 되겠어”같은 류의 꿈, 그런 꿈을, 톰 소여와 같은 자유로운 영혼을 통해 대리만족시키는 장치라고 해도.

그래도, 참 아름답고 안전한 꿈이다. 이곳에서, 책장 너머로 그 세계를 엿보는 사람에게는.

근데 그동안 인디언 조, 로 알고 있던 인전 조. 인전은 인디언의 방언이라고 한다. 뭐, 그렇다고.

이 작품을, 일본 만화가 다카하시 신이 현대 일본풍으로 어레인지한 만화도 있다. 제목은 그냥 “톰 소여”. 사실 만화 쪽은, 그렇게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재미는 원작보다 떨어지고, 애써 교훈이라든가 동심을 추억하는 식으로 끌고간게 살짝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