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094] 아들과 연인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민음사 세계문학 59, 60

아들과 연인
아들과 연인
아들과 연인

그러고 보니 이 문학전집에 “여자의 일생”이 없는 것 같은데, 일단 도입부에서는 여자의 일생과 비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조금은 성급했을지 모르는 결혼, 청교도적이고 잘 배웠으며 조금은 넉넉하게 자란 여자가 광부 모렐과 결혼한다. 술을 좋아하고 놀기를 좋아하며 거칠고 폭력적인 남자. 3개월 정도는 행복했고, 6개월쯤은 그래도 행복했을지 모르지만, 서로 완전히 다른, 맞지 않는, 절름발이같은 부부 사이에는 애정이 아닌 애증만이 쌓인다. 그리고 첫 아이, 첫 아들을 낳은 젊은 어머니는 자신이 남편에게 받지 못한 애정과 남편이 충족시켜주지 못한 기대치를 모두 쏟아 자신의 장남에게 열광하고 집착한다.

1권의 중반까지, 이야기는 모렐 부인이 남편과 대립하고 자신의 장남 윌리엄에게 집착하는, 그래서 주인공인 차남 폴은 어머니의 애정을 갈구하지만 어머니에게는 조금 뒷전으로 밀려있는 상황이다. 특히 폴은, 모렐 부인이 남편을 증오하는 바로 그 시기에 태어난 아이다. 태어날 때 부터 그 아이에게 미묘한 감정을 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싶을 만큼.

또다시 그녀의 마음에는 그 아이에 대한 오래되고 진저리나는 감정이 되살아났다. 그녀는 폴이 살게 될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어린 몸은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다. 폴이 죽었다면 어쩌면 그것은 그녀에게 약간은 안도감을 주었으리라. 그에 대한 그녀의 사랑에는 언제나 고뇌가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반면 폴은, 어머니를 사랑한다. 때로는 형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는 어머니에게 서운해하면서도.

그녀가 그렇게 조용하게 있을 때면 그녀는 용감하고 생명력이 풍부하지만 자기의 권리를 빼앗긴 것 처럼 보였다. 어머니가 충족된 삶을 한 번도 살지 못했다는 그녀를 둘러싼 분위기가 그 소년에게 날카로운 고통을 주었고 또한 그녀에게 자신이 그것을 보상해 줄 수 없다는 생각은 동시에 그의 내면을 끈질기고 끈기있게 만들었다. (중략) 그녀를 보는 것은 항상 즐거움이었다. 그녀가 하는 어떤 일도, 그녀의 동작 어느 하나도 그녀의 아이들에게는 흠 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사실 모렐 부인은 그다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지만, 장남인 윌리엄은 아버지의 기분파적인 면, 돈을 낭비하는 면을 물려받았고, 도시로 떠나며 집에 돈을 부치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며, 그 애인인 릴리는 경박하고 낭비벽이 있는 여자였다. 모렐 부인은 아들과 사귀는 그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고 견제하지만 이제와서 결혼을 파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윌리엄은 결혼을 진행하려 하지만 단독에 걸려 쓰러지고 끝내 죽고 만다.

차남인 폴은 조용하고 그림에 소질이 있는 아이다. 하지만 초반부, 누나인 애니의 인형을 망가뜨리고는 몇 번이나 사과를 하고 나서 폴이 보이는 언행은 그가 아버지의 폭력성을 물려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만 하게 한다.

“아라벨라를 제물로 바치자. 그 인형을 태워버리자.” 그가 말했다. (중략)
“이게 아라벨라의 희생제야.” 그가 말했다. “이 인형에서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어 기분이 좋아.”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이 사건은 애니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자기가 인형을 부수어버렸기에 그 인형을 몹시 미워하는 듯 보였다.

모렐 씨는 기본적으로 아내를 사랑했다. 그가 좋은 남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딱히 바람을 피우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그가 초반에 자신의 아내를 대하는 것을 보면 그가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 이 모든 일이 생긴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아내를 때리거나 괴롭히고, 자신이 그녀를 괴롭혔기 때문에 아내를 미워하는 모순된 과정이 반복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폴이 인형을 망가뜨리고 자신이 망가뜨렸기 때문에 미워하는 모습과 이어진다. 자신이 부순 장난감을 보고 자신이 화가 나서 외면하는, 이 유아적인 성격은 결국 온 가족을 냉랭하게 만들었지만, 두 아들이 그렇게 미워한 아버지의 성격은 결국 두 아들에게 골고루 나뉘어 유전된다.

그리고 그 윌리엄이 단독에 걸려 죽자, 모렐 부인은 넋을 놓고 죽은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동안 폴이 폐렴에 걸린 것도 뒤늦게 알아차릴 만큼.

“난 죽은 자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식을 돌보아야 했는데.”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중략)
그는 일어났지만 창백하고 쇠약해졌다.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진홍색과 황금색 튤립 화분을 사주었다. 그가 소파에서 그의 어머니와 가벼운 이야기를 하며 앉아 있을 때 그 꽃이 삼월의 햇빛을 받으며 창가에서 타는 듯이 피었다. 두 사람은 완벽한 친밀감을 느끼며 결합되었다. 모렐 부인의 삶은 이제 폴 속으로 뿌리를 내렸다.

여기까지가 1부. 하지만 차라리 윌리엄이 죽지 않고 폴이 어머니와 정서적으로 결합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거다. 문득 예전에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느꼈던 그 끈적끈적한 기분이 다시 되살아났다. 자식에게 집착하는 것이 결국 어떤 식으로 자식을 망치는지 어머니들은 좀 알아야 하는데. 그때 그런 메모를 남겼었다.

폴은 레이버스 가의 에드가에게 우정을 느끼고, 그 누이인 미리엄과 가까워진다. 종교적이고 섬세하며 예민한 내면을 지닌 미리엄을, 폴은 누구보다도 가깝게 느끼는 동시에 증오한다. 집에서 오빠들에게 양보하고 희생하며 참을 것을 강요당하는 미리엄은 더 많이 배우고 싶어하고 남자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남자를 증오한다. 그림에 소질이 있는 그 자신과 닮은 섬세한 혼, 그러나 어머니의 인내와 절제를 보며 살아온 폴에게 미리엄의 적나라한 감정은 당혹감을 안겨준다. 폴에게 있어 여성에 대한 표준은 어머니이고, 그 가치관은 흔들리다가도 언제나 어머니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미리엄과 폴이 가까워지는 것을 알고 모렐 부인은 바로 견제에 들어간다.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분노와 경멸로 타올랐다.
“남자여자 아이들이 연애하는 것은 역겨워.”
“이건 연애가 아니에요.” 그가 외쳤다.
“연애가 아니면 뭔지 모르겠구나.”
“아니에요! 어머니는 우리가 서로 애무하고 그런다고 생각하세요? 우린 그냥 이야기만 해요!”
“어디서 언제까지 그럴지 누가 알겠니.” 그녀가 비꼬며 대답했다. 폴은 화를 내며 자기 부츠의 끈을 확 잡아당겼다. (중략)
“그렇지만 우리 애니가 짐 잉거와 같이 나가는 건 상관하지 않으시잖아요?”
“그 애들은 너희 둘보다 더 분별력이 있어.”
“어떻게요?”
“우리 애니는 그렇게 깊이 빠지는 타입이 아냐.”

내지는

“저 계집애가 기뻐 날뛰는구나…… 폴을 내게서 빼앗아가면서 기뻐 날뛰고 있구나.” 모렐 부인은 폴이 가고 없을 때 가슴 속에서 울부짖었다. “보통 여자와 달리 조금도 내게 폴을 남겨주지 않는다. 저 계집애는 폴을 흡수하고 싶어한다. 폴에게조차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 까지 그 애를 남김없이 끌어내어 차지하고 싶어 해. 폴은 결코 자기 발로 설 수 있는 남자가 될 수 없을 거야. 저 계집이 그 애를 흡수해버리고 말 거야.” 그 어머니는 비통하게 앉아서 이렇게 홀로 싸우고 생각에 잠겼다.

아, 역겨운 여편네 같으니. (뭔가 한참 더 할 말이 있지만 차마 글로는 못 적겠다.)

딸은 누구랑 어울리건 신경쓰지 않으면서 아들에게 집착하는 이 여자 때문에, 폴 모렐은 미리엄과의 연애에 대해서도 우리들은 친구다, 플라토닉이다, 이런 뻘소리를 계속한다. 그렇지 않아도 나름 자존심도 강한데다 종교적인 미리엄이 이제는 이런 소리를 하게 된다.

오, 주님. 폴 모렐을 사랑하지 않도록 하소서. 제가 그를 사랑하지 말아야 한다면 사랑하지 않도록 하소서.

…….좁은문 찍을 일 있나. 그야말로 “최초의 사랑의 키스” 조차도 하지 못하는, 그 순수함과 고통은 모렐 부인에게서 기인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주제에, 폴이 점차 예민하고 날카로워지는 것에 대해 모렐 부인은 미리엄을 증오한다. 그리고 만화 라비헴 폴리스(남자주인공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 감정을 인지하지 못하는 둔한 여자주인공이 “가슴이 아프다, 죽을 병인가” 같은 소리를 한다) 뺨치게 둔해진, 아니, 자기 자신의 욕망을 분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어머니 비위를 맞추는 데만 정통한 폴은 자신의 평온한 삶이 망가진 것은 미리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녀를 증오하고 모욕감을 느낀다.

다른 여자라면 허락할 수 있어도 미리엄만은 안 된다는 말에, 폴은 자신이 미리엄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맹세한다. 그리고 그런 폴의 앞에 클라라가 나타난다. 아직은 별 영향이 없지만, 이미 읽었던 이야기니 그녀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고등학생 때에도 나는 모렐 부인이 한심하고 기막히며 이해할 수 없었고, 답이 안 나오는 마마보이인 폴에 대해서도 혐오를 느꼈다. 지금은,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은 더욱 그렇다. 물론, 어머니를 사랑하는 아들들조차 보고 기막혀 하는 막장 드라마의 그 아들과 며느리 이간질하는 시어머니들에 비하면 모렐 부인 정도는 양호해 보이지만, 사실 실제의 시월드는 어떠하며, 또, 소설 속 묘사로 이 정도라면 이 여자가 자기 며느리 혹은 며느리 후보에게 보내는 정신적 압박이란 상상을 초월함이 안 봐도 뻔하다. 혐오감을, 구역질을 느꼈다.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보고 구역질이 났다는 일부 사람들도 있지만, 정작 채털리 부인의 연인 쪽은 이런저런 계급 문제를 생각하며 읽었던 나는, 모렐 부인 같은 여자가 내 근처에 없음에 없는 종교라도 만들어 감사의 기도라도 올리고 싶어졌다.

2권이 시작되자마자, 멍청한 마마보이 폴은 자신의 어머니, 모렐 부인이 미리엄을 혹평한 바로 그대로 미리엄을 비난한다. 그리고는 미리엄이 “문제는 네 어머니”라고 지적하자, 어머니는 미리엄을 걱정한 것 뿐이라며 어머니를 변호한다. 솔직히 말해서 바로 아고라라든가 다음이나 네이버 카페나 네이트 톡 같은 데 이런 이야기를 올리면, 그따위 남자는 죽어도 안 고쳐지니 당장 차버리라고 댓글이 순식간에 50개 이상 달릴 거다. 잘 하면 베스트를 먹는 영광도 누릴 수 있을 거다. 그만큼 폴의 상태는 전형적이며 또한 심각하다. 미리엄은 결국 폴의 어머니를 이길 수 없었다. 사랑으로 발전할 수 없는 미묘한 관계가 이어지며 미리엄은 괴로워한다. 그리고 미리엄의 빈자리에, 클라라 도스가 들어온다. 폴보다 일곱 살이나 더 많은, 결혼한 적이 있는 여자. 하지만 폴에게서 자신의 몫을 남겨둘 여자라는 이유로, 모렐 부인은 클라라에게 그다지 반감을 갖지 않는다.

사실 이것이 모렐 부인이 아침드라마보다 나은 이유는 되지 않는다. 오히려 조건을 따지는 우리나라 엄마들 같으면 식겁할 일이고, 클라라가 그렇다고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님에도, 자신이 아들을 차지할 여지를 남겨둔다는 점에서 미리엄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게 아침드라마 속 시어머니들보다 나을 이유가 될 리 있는가. 애니가 결혼해도, 모렐 부인은 허전하다고 느끼기는 해도 섭섭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폴은 어머니에게 자신은 어머니가 살아있는 동안 결혼하지 않는다고 약속한다. 엄마와 살고 하인을 두고 살 것이라고 말한다. 이건 이미 정신적인 근친상간이라고 봐도 좋은 게 아닐까. 혐오스러운 모자관계가 계속된다. 그리고 클라라와 미리엄은 폴을 두고 삼각관계를 벌인다.

 폴과 클라라와 미리엄 사이에는 적대감의 삼각관계가 있었다. 폴은 클라라에게 뽐내고 세속적이고 조롱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것은 미리엄을 대하는 방식과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미리엄과 친밀하기도 했고 슬퍼하기도 했다. 그런데 클라라가 나타나자마자 그것은 모두 사라졌고, 그는 새로 등장한 사람에 맞추어 행동을 했다. (중략)

폴이 고생한 것 대신에 저급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엄은 보았다. 그는 자신에게 충실하지 않을 수 있고 진정한, 깊은 폴 모렐에게 충실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경박스러워지거나, 아서 부류나 자기 아버지처럼 자기 만족을 쫓는 사람이 될 위험이 있었다. 그가 클라라와 하찮은 말을 천박하게 주고받으며 자기 영혼을 집어던진다고 생각하니 미리엄은 비통해졌다. 그녀는 비통하고 말없이 걸었고 폴과 클라라는 티격태격 싸웠으며 폴은 까불었다.

나중에 폴은 그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다소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미리엄에게 항복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다시 반격했다.

폴은 미리엄을 사랑하면서도 증오하고, 클라라에게서는 가벼운 것들만을 추구한다. 미리엄에게 수녀와 같다고 말하고 비난하면서도 그녀에게 애정을 품고 손을 내민다. 결혼을 한다면 그녀와 하게 되리라고 생각하면서. 이건 거의 희망고문 수준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속해있다며 그녀를 안았지만, 그녀에게 결혼할 수 없다고 이별을 선언한다. 폴은 클라라를 집으로 데려가고, 클라라보다 자신이 더 강하다는 것을 확신한 모렐 부인은 클라라를 따뜻하게 맞아들인다. 그러나 미리엄이 잠시 그 집에 들르고,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모렐 부인과 클라라가 미리엄을 헐뜯는 것을 보고 들은 폴은 분노한다.

정신적인 사랑 뿐이던 미리엄과의 사랑과 달리, 클라라와의 사랑은 보편타당한 데이트, 그리고 육체관계가 포함된 좀 더 열정어린 사랑이지만, 클라라의 남편인 도스와 싸우고 법원까지 오가며 폴은 이 사랑 역시 결혼으로 이어질 수 없음을 안다. 아니, 그는 이미 원인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니에요, 엄마. 나는 클라라를 여전히 사랑하고 과거에는 미리엄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결혼해서 나 자신을 그들에게 주는 것….. 그런 일은 할 수 없어요. 그들에게 예속될 수가 없어요. 그들은 나를 원하는 듯이 보이는데 나는 나 자신을 그들에게 줄 수가 없는 거예요.”
“네 짝이 될 만한 여자를 만나지 못한 거겠지.”
“그런데 엄마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런 여자를 결코 만나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모렐 부인은 암에 걸린다. 2권의 1/3 이상을 암투병에 할애하지만, 죽어 먼저 간 부모형제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말에도 모렐 부인은 삶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는가. 그녀가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은 여기, 살아있는 아들 폴이었으므로. 그리고 어머니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폴은 모렐 부인에게 줄 우유에 남은 모르핀을 모두 섞는다. 그는 죽은 어머니를 남들에게 보이려 하지 않아 이웃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폴은 클라라와 헤어진다. 클라라는 남편인 도스와 함께 셰필드로 떠난다. 어머니가 죽고, 폴은 자신을 파괴하려는 감정을 “어머니를 위해 계속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억누르며 미리엄을 찾는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그에게는 마지막 보루와도 같았던 미리엄을 버리고, 엄마를 부르며 불빛이 보이는 도시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이 얼마나 병신력 충만한 마마보이의 일대기인가. 다시 읽으면서도 이, 엄마가 아들 인생을 작살내는 장렬한 정신적 근친상간 스토리에 나중에는 낄낄거리며 웃을 판이었다. 처음에는 뭐 이런 정신나간 엄마가 있나 하고 화가 났지만, 이야기의 주체가 모렐 부인에서 폴로 넘어오면서는 이 포텐셜 폭발하는 병신력에 기가 막혀 죽을 지경. 웃겼다. 그냥 미리엄이고 클라라고, 저 엽기 모자의 희생물일 뿐. 그냥 너같은 놈은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아라, 뭐 그렇게 요약하면 되겠다. 아아,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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