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때 번역이 좀 이상한 판으로 잘못 봐서 완전히 엉뚱한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 고빈다와 싯다르타가 재회하는 부분의 번역이 아주 이상해서, 나중에 다시 읽어야지 하다가 미루어두기는 했지만. 역시 아니었다. 문맥상 이상하다고 생각한 그 이상으로 번역이 잘못 되어 있었다. 마치, 골수 기독교인이 악의적으로 잘못 번역한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고타마 싯다르타. 다들 알다시피 이 이름은 석가족의 […]

범죄를 무서워하고 광우병을 무서워하고 있지만, 이유없는 공포가 사실은 제일 무섭다. 읽는 내내 우리집 아래 화단에서 자라는 나팔꽃 덩굴이 덤빌 것 같아서 계속 섬찟했다. 언제 어디서 덩굴이 날아와 발목을 감을지 모른다는 것이. 남의 말이라고는 죽어도 안 들을 것 같은 두 쌍의 미국인 커플이 여행지에서 그리스인과 독일인과 친구가 되었다가, 독일인의 동생이 웬 여자를 따라 폐허 발굴현장에 간 […]

학교 다닐 때 이 영화는 프랑스의 예술 에로영화 비슷한 것이었다. 영화를 보고 다시 소설을 보고 실망했다는 이들도 있었고, 아는 남자애 중에는 이 영화를 지금까지도 엄청나게 지겨운 에로영화인 줄 아는 녀석도 있다. 책을 다시 읽은 김에 다시 영화를 보니, 그당시에 봤음직한 영화 치고는 그 작은 집에서의 정사 장면이 좀 길긴 했다. 여튼 그때 이 소설은 한국에 번역되어 […]

“출동! 미소년전사 하이바맨”이 엎어지고 계속 아까워하던 차에, 누가 그걸 소설로 만들자고 했다. 팬이라고도 했다. 나는 어렸고, 솔깃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보기좋게 당했다. 계약서도 쓰기 전에, 아니, 만화 원작에 대해 출판사끼리의 계약을 해결하기도 전에 선입금부터 받았다. 말하자면 명백한 사기였고, 까딱하면 이제 막 시작하려는 작가 인생이 작살날 뻔 한 순간이었다. 천만 다행히도 책이 나오기 전에 스톱시켰다. 예약과 선입금 […]

한 젊은 부인이 사생아를 낳는다. 원래 간음은 극형으로 다스리게 되어 있었지만, 2년동안 소식이 없는 남편이 아마도 조난당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여 부정함의 표지신 주홍빛 A를 가슴에 달고 치욕을 당하며 살아가라는 명령이 내려진다. 조난을 당하고 인디언들 틈에서 살아가던 남편이 돌아온 것은 바로 이 때였다. 그는(헤스터의 남편 이름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로저 칠링워스라는 가명으로 마을에 정착하며, 본래 갖고 […]

투르게네프에 대한 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것은 순전히 어렸을 때 읽은 세계위인전집 때문이다. 도스토예스프키와 톨스토이를 다루면서, 톨스토이는 마치 성자처럼(실제로 그렇지 않았다) 그려놓으면서 투르게네프는 완전 철없는 찌질이로 묘사해놓은 그 위인전집 때문에 나는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읽어보겠다거나 하는 마음도 웬만해선 들지 않았다. 게다가 중학교에 가기 전에 읽은 “첫사랑”은 요약본이었다. 그때 읽었던 것은, 그냥 아침드라마보다 못한 막장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

여덟번째 책이 마침 민음사 전집 여덟번째인 토니오 크뢰거다. 이 이야기는 대립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서로 대립된 세계의 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젊음과 청춘에 대한 이야기이자 소년을 벗고 청년이 되어 자신의 길을 걸어가려는 젊은 작가의 모습이며, 그 대립된 세계를 두고 벌어지는 내면의 변증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모순 혹은 대립된 세계들의 정반합”이라고 말하기는 또 […]

베토벤을 모델로 한 “장 크리스토프”가 전기가 아니듯이, 고갱을 모델로 한 “달과 6펜스”역시 전기는 될 수 없다. 그 사람 삶을 모델로 하였으되, 실제와는 다르다. 이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예전에 이 이야기의 모델이 고갱이라고 했더니 다짜고짜 고갱을 비난하는 사람도 본 적 있어서다. 그럴 이유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아내와 두 아이들과 비교적 유복하게 살고 있던 […]

법정 변호사이고 왕실 고문 변호사이기도 한 아버지. 그러나 어머니는 왕실 고문 변호사라는 영광 뒤에 당연히 따라붙는 이런저런 제약으로 인해 수입이 줄어버린 남편을 가혹하게 몰아세우고, 두 딸을 시집 잘 보내는 것에 희망을 건다. 두 딸들 역시 아버지를 돈 벌어오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며 무시한다. 아름답고 경박한 키티는 사교계에 나가면서부터 결혼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어머니의 압박을 받지만, 어째서인지 […]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어느 시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먼저 보여주고, 메리와 리처드의 결혼부터 메리가 하인으로 부리던 흑인 원주민 모세에게 살해당할 때 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형태로 되어 있다. 초반부에 메리는 신경쇠약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여성으로, 쇠약해진 리처드는 동정받을 남편으로 보이며, 이웃인 찰스 슬래터는 부지런했던 리처드가 그렇게 쇠약해지고 폐인이 된 것은 모두 메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이야기는 이 시점에서, 메리의 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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